후쿠시마에서 말하는 Vol.2 타나카 덕운스님

동일본 대지진의 발생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후의 피난생활

우리는 동일본 대지진 전까지는 평화로운 일상을 지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근처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로 인해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걱정을 늘 했습니다. 3.11 지진이 발생 했을 때 직감적으로 ‘이건 보통일이 아니다. 끝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절도 상당히 심하게 붕괴될 정도로 강했던 지진이 멈춘 뒤 저는 바로 학교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지역 사람들과 논의한 끝에 급히 피난을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절에는 신도분들이 계셨기에 그 분들도 집으로 돌려보내고 바로 차를 돌려 60km 떨어진 福島(후쿠시마)까지 갔습니다.
차안에서는 정신적 충격에 사로잡힌 아이들이 바람소리에도 겁을 내고 울기시작했습니다 .
우리는 우선 福島市(후쿠시마시)에 있는 ‘올빼미의 모임’에 들렀다가 会津若松(아이즈와카마츠)에 있는 栄町教会(사카에마치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다시 일본 알프스 산맥 너머에 있는 長野県(나가노현)를 향해 밤새도록 차를 몰아 피난을 계속해서 다음날 목적지인 福井(후쿠이)에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저는 후쿠시마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너무 걱정된 나머지 가족 곁을 떠나 홀로 후쿠시마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로부터 후쿠시마-후쿠이 사이를 왕복하는 생활이 2년동안 계속되었습니다. 편도 800km의 길을 왕복하는 생활이 5일에 한 번씩 약 140회를 거듭하는 고단한 생활이었습니다.

가족들에게 있어서도 지금까지 함께 살아왔던 생활 환경이 한 순간 바뀌고 아버지가 부재하는 생활은 한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우선은 그해 4월, 아내의 친정이 있는 福島県 いわき市(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복구 활동의 시작

이야기의 앞뒤가 바뀌었지만, 대지진이 일어난 후 6월경에 출입 허가증을 발급받아 출입 금지가 되어있던 절에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허망하게 잡초가 무성한 곳에 무너져버린 절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가며 원자력 국제센터와 교섭해 10월부터 제1회 청소 활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정하고 신도들과 함께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청소를 시작하는 전날까지 교섭은 계속되었고 우리들에게는 출입제한 조치의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때는 물도 전기도 없어서 불편한 상태였지만 청소 도구와 도시락을 가지고와서 청소를 끝까지 해 나갔습니다.
우리는 현재까지 여전히 매월 1 일과 15 일에는 청소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청소하는 날에는 모두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청소가 끝난후 천천히 차를 마시고 또 점심도 같이 먹은 다음에 각각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福井(후쿠이)에 남아있는 5살박이 제 아이가 칠석날 행사에서 자신의 소원을 써도 좋다는 말을 듣고는 ‘후쿠시마에 돌아가고 싶습니다!’라고 썼습니다.
아내도 저는 할 말을 잊어버렸습니다. 아이도 나름대로 어른들 앞에서 눈치를 보며 생활해왔기 때문인지 그런 말을 저희에게 한 번도 직접 이야기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살고 싶은 것이 모두의 희망입니다.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친구들도 모두, 어느날 갑자기 생활이 단절되고, 서로 뿔뿔이 흩어진 채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 방학 등을 이용해서 어린이들이 친구들과 만날 기회를 만드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이러한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습니다. 어린이들은 처음에는 긴장하고 조금은 서먹서먹해보였지만 어느새 사이좋게 놀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피해자’임과 동시에 ‘수행자’이며, 서로의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종교적 심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宗教(종교)는 ‘religion’으로 번역되지만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는 다시 읽다, 반복해서 음미하다 혹은 다시 묶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아침 저녁 변함없이 합장하는 생활, 기도를 바치는 것은 일본에서 생활 그 자체로 여깁니다. 진정한 의미로 두발을 땅에 딛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수행자’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저희는 현재 통제 구역 내에서는 불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원래 인간이란 불을 쓰는 동물이며 그것이 인간의 진화 과정을 상징합니다. 그것을 할 수 없게 된 상태 바로 지금의 후쿠시마의 현실입니다. 만약 불을 사용한다면 신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왠지 가치가 전도된 지금 시대의 징표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원자력 발전의 ‘화’를 입어 피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불의 사용법을 잘못 사용한 사람의 모습 그것이 지금의 우리들의 모습입니다.